"엄마 걱정은 그만하고 에리카는 행복해져" 그것이 내 엄마의 입버릇이었다. 늘 아빠에게 맞고 사과하던 엄마. 내가 혼날 것 같으면 나를 보호해주던 엄마. 그런 소중한 엄마가 지쳐 병에 쓰러져 입원하자, 아버지는 병원비 때문에 엄마를 탓하며 그 분노의 화살을 나에게 돌렸다. "그 여자가 일 못 하면 네가 몸을 팔아 돈을 벌어와" 매일 남자들에게 몸을 희롱당하고, 마음과 몸이 얼마나 닳고 닳았건 상관없이 아버지는 내게서 빼앗았다. 병약한 엄마를 위해 간호의 길을 걷기로 했던 내 꿈도 "그런 한가한 시간이 있으면 요시와라에 가라"는 말로 짓밟혔다. 아빠를 미워한다. 손님을 미워한다. 섹스를 미워한다. 하지만 가장 미운 것은 나 자신이었다. 거울 속의 나는 엄마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.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받아들이면 나도 무너져버릴까. 싫다. 그런 날, 한 손님이 나에게 "애인이 되어주지 않겠어?"라고 제안했다. 말을 들으면 학비도 내준다는 남자였다. 그 비열한 미소를 보고 불쾌감을 느꼈다. 저 아빠에게 빼앗기나, 이 남자에게 빼앗기나 어느 쪽을 선택해도 지옥은 마찬가지다. 그렇다면 나는— 두 가지 최악의 선택지가 제시되었다. 남자들의 욕망에 저항하며 견디던 소녀의 마음이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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